유승희: 오늘 판소리 어땠어요? 저는 오래간만에 우리 국악을 들으니 새롭던데요.
송경아: 그래요. 역시 우리 것이 최고라는 생각이 들던데요. 우리 것도 제대로 모른 채 남의 것에만 열심인 게 아닌가 하고 좀 부끄럽기도 했고요.
유승희: 그렇죠. 오늘 박소희 선생이 춘향가 중에서 한 대목만 부르셨지만 지난번에 파리에선 완창을 하셨다던데요.
송경아: 네, 저도 뉴스에서 봤어요. 우리 가락이 마음에 와 닿는지 관객들이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몰입해서 듣는 게 인상적이었어요. 이 도령하고 끝내 사랑을 이루는 춘향이의 이야기도 감동적이죠.
유승희: 일편단심 춘향이가 따로 있나요? 군대간 남자 친구 몇 년째 기다리는 경아 씨가 바로 춘향이죠.
송경아: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거지 제가 어디 춘향이만 하겠어요?
유승희: 우리 기념으로 이 포스터 앞에서 사진이나 한 장 찍고 가죠. 자, 이가 보일 듯 말 듯하게 춘향이처럼 살짝 웃어 보세요.
송경아: 낯간지럽게 자꾸 놀리실 거예요?
28.1
1) 이 사진 보여 드릴까요?
빼지 마시고 앨범에 꽂은 채로 그냥 주세요.
2) 어제 정말 피곤하셨죠?
네, 화장도 안 지운 채 그냥 쓰러져서 잤어요.
3) 왜 이렇게 빨리 가려고 서두르세요?
문을 잠그지 않은 채로 나와서 마음이 불안해서요.
4) 저 아이들 좀 보세요. 옷에 상표가 그대로 붙어 있네요.
요즘은 상표를 붙은 채로 입고 다니는 게 유행이래요.
5) 그 말을 듣고 선미 씨가 뭐라고 그랬어요?
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로 제 얼굴만 쳐다보던데요.
28.2
1) 이원준 씨가 그 일을 맡는대요?
글쎄요, 승낙할 듯 말 듯하면서 확실한 대답을 안 하네요.
2) 영만 씨가 와서 뭐라고 말했어요?
뭔가 말할 듯 말 듯하다가 그냥 나가 버렸어요.
3) 왜 이렇게 덥지? 에어컨 안 켰어요?
고장이 났는지 바람이 나오는 듯 마는 듯한데요.
4) 뭐라고 하는지 들려요?
하도 조그만 소리로 말해서 들릴 듯 말 듯해요.
5) 저 배우의 분위기가 아주 청순한데요.
맞아요. 화장도 한 듯 만 듯해요.
28.3
1) 두 분은 말도 안 통하고 영국에서 지내시기가 힘드시다나 봐요.
저도 들었어요. 감옥살이가 따로 없대요.
2) 엄마, 놀이터에서 놀다가 이렇게 옷이 엉망이 됐어요.
아이구 세상에, 거지가 따로 없구나.
3) 제 거 하는 김에 그 사람 일까지 해 주려고요.
천사가 따로 없네요. 나 같으면 안 해 줄 텐데.
4) 제가 시계 망가진 거 고쳤는데요.
정말 잘 고쳤네. 기술자가 따로 없네.
5)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이 엄청 붐빈다면서요?
붐비는 정도가 아니에요. 지옥이 따로 없어요.